

택이 없다보니깐.
만나기 전부터 나도 내가 할 수있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접해보려고 했음.
옴니피플 헤비 걸려있는 60년대 g-1 jacket들도 입어보고
usn 스탬핑의 간격,지퍼 디테일 견장이랑 퍼의 색, 모양과 질감을 기억하려고 했고
구글링을 통해서 제조사랑 연도에 따른 리브의 색의 변화들을 조사했음
참고했던 페이지
https://blog.naver.com/unionmade/110186950133
https://cafe.naver.com/casuallydressed/32915
https://en.wikipedia.org/wiki/G-1_military_flight_jacket
내 나름의 결론은 the martinlane co inc (7823d) 이지 않을까 추정했음.
처음에 마음 걸린 건 말도 안되는 상태의 퍼.
그리고 리브랑 안감 색상인데, 이런 색을 가진 개체를 검색해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
그래서 뭐 이식이라도 했나...여튼 오만가지 상상하면서
스타벅스에서 내가 준비한 자료 딱 켜놓고 대기하고 있었음 ㅋㅋ
나는 그 날 은둔 고수 스타일로 후리하게 입고 갔는데
츄리닝 바지(남색)에 유니클로 U 크루넥티(남색)
그리고 버즈릭슨 USN 와치캡 딱 쓰고 '나 USN 알아 ㅎㅎ 얕보지마 ^^' 이 마인드였음
근데 선생님 딱 만나자마자 포스에 지려버렸고. 바로 와치캡 벗었음.
연타로 더 지린건 선생님 자리에 앉자마자 '비행복 발달사'란 책을 딱 피셨음
일본 잡지인데 이런 식으로 일본 사람들이 연도, 제조사 별로 비행복 발달 과정을 정리해 놓은 책임.
안경 고쳐쓰시더니, 일어를 줄줄 읽으시면서 옆에서 친히 해석해주시는데
바로 '아 잠시만요 따뜻한거 드세요? 차가운거 드세요?' 하고 커피 하나 시키고 옴 ㅋㅋ
그러시면서 아들 유학할 때 얼굴 보러간 김에 외국 나갔다가 사오신 거라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자세 고쳐 앉고 설명 들었다. 그리고 물건 딱 받자마자
그냥 포스가 오리지날 맞더라.. 너무나도 아름다웠고..진짜 퍼 상태가 미쳤었음.
그리고 한참을 얘기를 나눴던거 같다.
선생님 입으신 자켓은 어디껀지. 물어봤고
버즈릭슨 A-2라고 하시더라.
바지는 MADE IN USA LEVIS 501이라고 하심ㅋㅋ
그 말 듣고 '와 선생님 연배에 MADE IN USA 따지시는 분 거의 없지 않아요? 같이 옷 즐기는 친구 분 계신가요?'
물었더니 같이 옷 좋아하는 친구 아무도 없고 혼자 취미로 즐기셨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아 오늘은 내가 옷 친구 해드려야겠다. 생각하고 질문을 엄청 많이 함.
다행히 엄청 좋아하셨고.
엄청 많은 얘기를 들었었음.
2월 달에 벌어진 일이라..잘 기억은 안나는데.
예전에 버즈릭슨을 한국에서 제조했던 시절도 있다고 하시더라고.
그때의 비하를 말해주셨는데 ㅋㅋ웃긴 이야기인데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몰라서 함부로 쓸 수가 없네 ㅋㅋㅋ
다른 이야기는 우리가 퍼티그 팬츠라고 입는 OG-107을 동네 날라리들이 검정색으로 염색해서 입고 다녔다는 이야기랑
미군이 뜯어져서 버린 플라이트 자켓들 주워서 염색해서 입은 이야기 ㅋㅋ
리얼맥코이 B-10 판매하다가 구매자가 가짜같다고 소문 퍼트려서 야밤에 부산까지 운전해서 내려간 썰 ㅋㅋㅋ
그리고 국내에도 군복 매니아들이 전국적으로 좀 퍼져있는데 그런 분들 만나러 다닌 얘기 해주셨음 ㅋㅋ
'맨발의 청춘' 박윤홍 이란 사람이 있는데(무슨 야인시대 별명 같았음 ㅋㅋㅋㅋ)
싸게 판다고 검색해서 이용하라고 하시더라.
좋은 물건은 잘없는데 싸긴 제일 싸다고 함.
그리고 종종 이야기 하시다가 잠시 쉬었다가 또 얘기하시다가
멈추시고 했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니..
사실 작년에 심장 수술을 하셔서 요즘 건강이 안좋다고 하시더라...
와 그 얘기 듣는데...너무 슬프더라고...
눈물 나는거 꾹 참고..끄윽 끄윽 거리고 있는데
[남은 인생. 가지고 있는 옷들 재밌게 입으면서.. 옷이랑 같이 늙어가는게 낛이오...]
그렇게 허허 웃으시더니, 오늘 즐거우셨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심..
그렇게 'G-1 JACKET을 구하는 나의 여정'은..끝이 났다
선생님 너무 멋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