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글을 볼 때마다, 친구들의 하소연을 들을 때마다
사랑을 해야될 것 같은 의무감에 휩싸일 때가 있다
사랑이 소모적이고 연애 없이도 너무 행복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런 마음에 쫓겨 사랑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찾게 되는 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카페에서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친구의 하소연을 들을 때면
늘상 너도 다시 연애 해야지, 라는 말로 끝맺음을 하곤 하는데
괜찮다고 웃어 넘기고서도 집에 돌아오면 침대에 누워
괜히 중학교 3학년 무렵 짝사랑하던 아이의 인스타그램을 찾아가게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짝사랑이었던지라 특별한 건지
이런 의무감에 휩싸이는 날에 그 애는
나같은 고민 없이 사랑을 만끽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또 그러다 보면 그 아이를 찾아가게 되는 건
아직도 내가 좋아해서인지 혹은
이런 의무감에 휩싸여 의무적으로 사랑할 사람을 찾게 되는 건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또 그러다 보면 내가 진짜 사랑 없이도 잘 사는 건지
아님 괜찮은 척 하면서 괜찮아 보이는 삶을 살고 있던 건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새로운 사랑을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으로 비교해도 되는 걸까
슬슬 다시 시작해야지 라는 가벼운 말로 표현해도 되는 건가
반년간 집에서 놀며 눈치보던 스물두살 무렵의 내가 된 것 같다
그 짝사랑 무렵과 비교하면 술에 물 탄듯, 밍밍한 그런 마음으로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흠뻑 취하지 않아도 괜찮은 건지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사랑을 고민하는 내가 이상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