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30 03:09

어린왕자

조회 수 6795 추천 수 0 댓글 30



오늘 낮에 카페에 앉았다. 어느때와 다름없이 노트북 폴더를 열고 
이리저리 네이버 검색어를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클릭해나갔다.

어느새 아이스티를 다 마셔 그제서야 마우스에 손을 떼고 얼음을 꺼내려고 빨대를 휘젓고 있는데
옆자리에 한 꼬마가 앉았다. 7살즈음 돼보이는데 궁금한건 '엄만 어딨지'

요거트라도 주문하러 갔겠지. 하며 난 빅정보를 키고 이리저리 글을 보는데 
몇십분이 흘렀을까 옆자리로 눈이 한번 더 갔다. 아이는 아직 혼자였다. 

혼자인 아이는 자기보다 높은 의자에 두다리 붕 뜬채로 걸터앉아
자기머리보다 큰 책을 보고있었다. 심심해서 등받이에 등을 기대 아이를 지켜봤다.

그 책은 '어린왕자'

하..저게..언제적..

아이는 좀 처럼 책장을 넘기지 않았다. 뭔가 큰 그림에 멈춰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그건 어린왕자의 대표격인 '보아뱀이 삼킨 코끼리' 그림.

K-17.jpg

어린 시절 코끼리를 삼키고 있는 보아 뱀 그림을 그려서 어른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 그림에서 보아 뱀을 보지 못한 채 모자 형상만을 볼 따름이었다. 
어린이에 비해 어른들이 얼마나 본질적인 것을 잘 보지 못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을 반영한다.
--Antoine de Saint Exupery


꼬마가 좀 처럼 책장을 넘기지않자 흥미가 생겼다.
꼬마의 엄마가 행여 오나 안오나 주위를 다시한번 살피고
소년에게 말을 건냈다

'뱀은 코끼리를 삼킬 수 없어 저건 모자가 맞아'

그러자 아이가 말했다.

'무슨 모자에요?'

'글쎄 내가 보기엔 퍼렐윌리엄스가 썼던 비비안웨스트우드 페도라같은데'

"??????"


그렇게 아이와 나 사이에 5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그래 엄마 말 잘듣고 건강하게 커.

K-28.jpg

난 아이엄마가 오기전에 조용히 노트북을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ㅁ뭔가 이상한 죄책감이 드는 하루다



BGM 
Wonderwall -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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