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6 04:42

꽃게

조회 수 5469 추천 수 0 댓글 29

K-34.jpg



어제 술자리서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너에게 행복의 기준은 뭐냐'

어휴 고리타분한 질문. 이어 친구는 말한다 여자친구와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늘 여자친구와 있을 수는 없을텐데, 넌 헤어지면 행복이 끝나는거냐 븅신아.하고 물었다.


그때 그때 바뀌는게 행복의 기준이지.


누군가는 통장에 꼬리를 무는 뒷자리의 숫자, 누군가에겐 소소하게 마당에 작게 만든 텃밭을 가꾸는 낛

누군가에게는 퇴근 후 무거워진 몸을 뜨거운 물로 쓸어내리는 듯한 샤워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눈가에 짙어진 주름을 대신해 자신의 아들의 눈웃음을 보는 것.



이렇듯, 행복의 기준은 개개인이 다르긴하나

만약 행복이 꽃이라면 오로지 보는게 다가 아닌 열매가 떨어질때 비로소 영감이 꽃피 듯이


열매를 맺기위한 '조건'은 아마 물질적인 요소에서 비롯되야 비로소 꽃을 보기라도해서

열매, 비로소 행복을 바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혼자 술에 등업이 되어 행복의 영감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 시작 할 때 즈음


옆에 가만히 있던 대학병원에 다니는 친구가 갑자기 안주로 꽃게탕을 시켰다.

남은 안주가 많은데 왜 또 시키냐면서 따졌더니

꽃게에 함유된 단백질이 신경물질의 티로신을 분비하는데 

이게 행복을 느끼는 기준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라고 했다


이게 행복의 기준이라고.


우리는 3초 벙쩌있다가 그냥 뭔가 좀 존나 이해가 안되지만

이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 손엔 술잔을, 

다른 한 손으론 꽃게를 발라 먹으며 다함께 도파민을 외쳤다.  

행복하자고.



우리는 그날 꽃게탕에 밥까지 말아먹은, 꽃게를 가장 많이 먹은 친구한테 계산서를 줬는데

계산서를 들고간 친구는 이상하게 그 날 행복하지않았다고 한다.


행복의기준.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날 내게 가장 기억에 남은 행복을 떠올리자면

어제 내가 계산하지 않았다는 것. 그 무언가 





BGM

Happy farm



목록 복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조회 수 날짜
147 기회 39 file 11827 2017.01.13
146 부재중 32 file 12959 2015.12.29
145 가족 14 file 8028 2015.07.25
144 선물 10 file 7171 2015.05.31
143 뇌새끼 16 file 9122 2015.04.27
142 올해 봄 16 file 7658 2015.02.18
» 꽃게 29 file 5469 2015.01.26
140 어린왕자 30 file 6716 2014.11.30
139 복권 15 file 5887 2014.10.28
138 최선을 다하다 11 file 6774 2014.08.29
137 끝까지 이해 할 수 없는 것 15 file 8646 2014.08.18
136 현실 14 file 5241 2014.08.01
135 가끔 신이 야속할때 3 file 5935 2014.07.12
134 추억 6 file 3738 2014.06.26
133 욕망과 재능사이 9 file 6238 2014.06.04
132 열정 6 file 4067 2014.05.17
131 연애 못하는 이유 40 file 12961 2014.05.05
130 시선 9 file 4334 2014.04.23
129 만약 구글이 사람이었다면 7 file 6761 2014.04.13
128 동반자 7 file 4114 2014.04.0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COPYRIGHT 2012 BIGJUNGBO.COM 광고/제휴 문의는 fomos4@gmail.com스팸 퇴치! Click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