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을 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른다. 이불도 못 덮은채 누웠는데,
그새 새벽이 저물고 그날 밤 덮지도 못한 이불을 개고
아침밥도 먹지 않았는데 공허한 양치질과, 턱밑 털은 남겨둘수 밖에 없는 면도
급한 와중에도 폰에서 멜론은 켜고 매일 같은 플레이리스트
출근길 구간마다 항상 그 시간대 똑같은 그 곡을 듣고
올해도 봄.
흠흠 봄 냄새가 나는거 같기도, 근데 왜 이렇게 퇴근길은 존나게 추운지
그러다 보면 어느새 봄.
스마트폰. 오로지 여자친구와의 기념일을 기다렸던 캘린더가
어느새 협력체 캘린더의 미팅으로 가득 찬, 줄을 긋다보니 올해도 봄.
겨울방학. 엄마가 시키고간 보리차 끓이라는 심부름이 귀찮았는데
어느새 커피잔. 하나가 아닌 두개를 들고, 정수기 앞에 서있다보니
어느새 봄.
하 그새 한살 더 처먹었구나. 생각이 새는
숨 뱉기 바빴던 한 해에 이렇듯 숨을 잠시. 들이키는 계절. 봄

어
BGM
Rain stop, 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