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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시그니쳐 스타일을 찾는 건 옷질하는 종자들에게 있어 영원한 과제라 생각함

하지만 자기가 옷을 직접 만들어 입지 않는 이상, 이거는 결국 시장과의 끝없는 타협과 투쟁의 과정이 될 수 밖에 없지


다만 완벽히 자신의 이상에 들어맞는 옷을 찾지 못하더라도, 거기로 가는 길 중에서 최대한 가까운 것에 도달 할 수 있는 것이 스타일에 대한, 명확한 자기 기준이 아닐까 생각해


자, 그렇다면 그 명확한 스타일은 어떻게 찾아가야 할까

코코 샤넬이 말하길 여자를 만나러 갈 때 옷만 기억되는 사람은 만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이게 남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일까

결국 옷을 입은 사람이 주체여야 하지, 옷에 매몰돼 그 옷을 입은 사람에 대해선 흥미가 없어지게 되는 것을 경계하란 말일거임


그런 참사는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못함에서 비롯되는거 같다

뽐내려고, 멋내려고 애썻다는게 보여지는 순간 그것은 허세가 되고 이상해진다

나는 이 자연스러움이 스타일의 핵심이라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자연스러움은 어떻게 나타나는 걸까?


나는 그걸 자신이라는 사람의 문화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을 때 나타난다고 느꼈다


문화의 사전적 정의는 몇가지가 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인간에게만 있는 생각과 행동 방식 중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배우고 전달받은 모든 것들. 의식주,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을 모두 포함한다.'라는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이것은 결국 개인이 자라면서 축적한 경험과 지식의 총체이며, 즉 나라는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이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문화에 맞춰 옷을 입었을 때, 당연히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한가지 주지할 점은, 이 문화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TPO에 따라 바뀐다는 점임


경찰이 근무시간에 제복을 입는것이 가장 자연스럽지만, 그가 퇴근하고 헤비메탈과 바이크를 좋아하는 일반인이 되었을때는 라이더 자켓과 찢어진 청바지, 부츠를 신는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물론 이렇게 TPO마다 바뀌는 개인의 문화 각각의 모습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그로인해서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나지만, 일단 그 부분은 차치하고..


그런 자연스러움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화에 대해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느꼈음

나는 어떤 느낌의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음악을 좋아하고, 어떤 미술, 디자인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그게 뭐 중요하나 싶겠지만, 투박하고 최대한 양념을 줄인 담백한 음식, 디지털 사운드가 억제된 간결한 포크송, 거친 터치로 단순하게 그려낸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옷을 좋아할지 대충 상상이 가지 않니?


이런 대략적인 자기 탐색이 끝난 후에, 옷을 입는 기초적인 기준에 대해 공부가 따라야 쉽고 빠르게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자연스러움에 현대 복식 기준을 따른 세련됨을 더하는 거지

뭐 핏이라던가, 약간의 트렌디함이라던가, TPO, 색조합 뭐 그런거..

그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자신만의 멋짐을 찾아나가는 것이 스타일의 궁극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찾아진 자기 스타일은 절대 흔들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훌륭한 자기 표현 수단이 되겠지

그걸 위해선 단순히 옷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다양한 관심과 좋은 안목을 기르기 위한 공부도 필요하고


그래서 빅정보를 하는 게이들도 사실은 그런 여정의 선상에 있지 않나 싶다

수많은 옷 스타일 중에서 아메카지, 워크웨어라는 스펙트럼에 정착해있지만, 또 거기서, 혹은 다른 부분에서 자신만의 분야를 찾고 파고들어 좀더 좁고 새로운 '내 스타일' 이라는 스펙트럼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고


그렇게 자기의 영역을 발견하면, 아무래도 쇼핑을 하는데 있어서 타인의 의견은 거의 소용이 없어지는 것 같다

조금 튀거나 희한하더라도 사고나면 의외로 입기 쉽고 잘어울리는 경우도 많고

실패하더라도 그 비율이 꽤나 낮아지는거 같다

브랜드도 별로 신경 안쓰게 되고..(물론 품질이라던가 이런 부분에선 당연히 우선순위로 고려되지만)


뭐 결론은 자기 스타일 찾는 법에 대해서 자려고 누웠다가 생각이 나서 

이렇게하면 좋지 않을까 하고 써본 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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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학돌이 2016.08.31 07:09
    좋은글
  • 독일 2016.08.31 07:30
    ㅅㅌㅊ
  • 텐더 2016.08.31 07:34
    글쓴이 말대로 입고싶지만
    쉽지않음ㅜㅜ
  • 나나페이스 2016.08.31 07:38
    ㅊㅊ 예전에 심각히 고민한 부분이고 지금도, 앞으로도 항상 고민할 듯. 지금은 어느정도의 옷 살때나 입을 때 철칙같은걸 세웠지만 이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 언어9급 2016.08.31 08:32
    2222 나도 나름 철칙 세웠는데 그게 얼마나 갈지모르겠다.
    또 새로운걸 시도하다보면 깨지고 새로 세울지도
  • MRL996DG 2016.08.31 10:07
    애티튜드가 결정하는 거지 암그렇고말고
  • 키쟁이 2016.08.31 10:47
    난 이제 스타일은 잘 모르겄다 입고 싶은걸 입음 걍
  • 빨래엔피죠온 2016.08.31 10:56
    와 좋은글이다
    나는 심플한걸 좋아해서 폰꾸미기나 방정리나 무조건 심플하게하고 음식도 담백한거 좋아하면서 젓가락질 안하고 덮밥 비빔밥 볶음밥 먹는거 좋아하는데
    이런 성격이 옷에도 적용된다는걸 새롭게 느꼈다
  • 오카자키 2016.08.31 12:07
    크.. 좋은글 감명깊게 잘읽었따.
  • 게이게이신 2016.08.31 12:52
    글 이렇게 잘쓰는 사람 너무 부러움...

    잘봤다!
  • 씨파러브 2016.08.31 13:09
    좋다좋아
  • VSOP 2016.08.31 15:35
    크... 좋은 글이다
  • 딕아퍼바인 2016.08.31 16:34
    자신을 이해하는게 제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 정말 중요하다. 다만 그 이해의 범주에 신체비율과 특성까지 포함되어야한다는 것.
  • qldrnzsd 2016.09.01 01:07
    나는 음 뭐랄까 입었을때 가장 기분좋은 스타일로 입는다
    예전엔 힙한걸 쫒았는데 이제는 그냥 편한거
  • 댕댕이 2016.12.18 10:27
    코위찬 하나 사고싶당.
  • Di 2017.10.14 01:19
    자기 스타일 찾기에 관한 글 중에 제일 고퀄의 글이다. 글 잘 봤다. 글 값으로 추천 누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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